백내장 모노비전, 어떤 경우 피해야 할까?(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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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안과 전문의 송한입니다.
오늘은 백내장 모노비전 수술시 전신질환 때문에 모노비전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안과적 문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차례
시력 외 안과적 질환이 심한 경우
심각한 안질환이 이미 있어서, 눈에 광범위한 손상이 있는 경우 모노비전 백내장 수술은 대체로 고려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예를 들면
• 뇌졸중으로 인한 편측 시야결손(Hemianopic field defect)
• 진행된 녹내장(Advanced Glaucoma)로 인한 시야협착
• 심한 당뇨망막병증(Advanced Diabetic Retinopathy)
•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Wet ARMD) 등
이런 질환들은 시야나 망막, 혹은 안구 전체 기능에 광범위한 기능저하를 일으켜, 모노비전 특유의 “한 눈-원거리, 다른 눈-근거리” 방식이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거나, 적용해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경도(mild) 혹은 중등도(moderate) 정도의 안과적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의외로 모노비전을 잘 사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녹내장이 있으나 안압 조절이 잘 되고, 시야 결손이 비교적 적다면 모노비전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전신질환(신경·근육계)과 모노비전의 문제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대표적인 예로, 파킨슨병과 같은 중추신경계 퇴행성 질환이 있을 때는 백내장 모노비전을 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파킨슨병 초기 증상은 주로 눈 움직임 관련이지만, 사실 모든 유형의 안구운동(saccade, pursuit, vergence)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파킨슨병 환자 중 일부는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눈 움직임(saccade)가 느려지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깜빡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윌슨 사인; Wilson’s sign)
이는 주변 환경을 빠르게 인식하고 초점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일으킵니다.
• 더 나아가, 숙이거나 집중해야 하는 근거리 작업 시, 조절이 느려서(또는 불충분해서) 눈피로, 시력 변동, 두통, 복시 등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예) “한쪽 눈은 멀리, 한쪽은 가까이”로 시야에 차이를 두면, 이미 느린 안구운동 + 부족한 융합능력(convergence)이 합쳐져 모노비전 실패가 더 쉬워집니다...
파킨슨병 환자분들이 모노비전에 잘 적응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결론입니다.
갑상선안병증(Graves’ Eye Disease, GED=TED)
그레이브스병(갑상샘항진증) 과 함께 오는 안질환인 TED도 마찬가지입니다.
• 사실 갑상샘 질환을 진단받고 있는 환자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눈 주위 근육이 먼저 붙고, 부어오르는 증상으로 병원에 찾아와 뒤늦게 갑상샘 문제를 알게 되는 경우가 있죠.
• GED에서는 안와가 조여지고(Orbit Tightness), 외안근(Extraocular Muscles)이 부어올라 초점, 양안 융합 문제, 나아가 복시(Diplopia)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이런 상태에서 모노비전을 시도하면, 이미 좁아진 공간과 부어있는 근육 때문에 양쪽 눈이 제대로 협조하지 못해 복시가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중증근무력증(Myasthenia Gravis, MG)
MG는 중추신경과 근육 사이의 화학적 신호 전달을 방해하는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 MG 환자의 약 90% 정도는 결국 안구 관련 증상(안검하수, 복시 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 비록 “눈에 문제 없었다”고 주장하는 환자라도, 나중에 눈근육 침범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모노비전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침입니다.
• MG에서는 눈동자를옮길때 피로감이 쉽게 오고, 경우에 따라 주시유발 안진(Gaze-Evoked Nystagmus)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모노비전을 시도하면 문제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
다발성경화증도 대표적인 중추신경계 탈수초성 질환으로, 안구 침범이 의외로 흔합니다.
• 가장 흔한 안과적 증상은 시신경염(Optic Neuritis)으로 알려져 있지만, 복시, 안진(nystagmus), 그리고 핵간성 안근마비(INO) 등 여러 이상 안구운동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 이런 다양한 눈 운동 장애 때문에, 모노비전을 적용했을 때 양안 융합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죠.
뇌신경마비 이력(3·4·6번 뇌신경 등)
만약 뇌신경 마비(예: 제3, 4, 6 뇌신경마비)를 과거에 앓았던 환자라면, 일시적인 복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모노비전은 신중히 접근해야 합니다.
• 왜냐하면, 겉으로는 ‘정상 정렬(Orthophoria)’처럼 보여도, 외안근의 기능(EOM)이 미세하게나마 기능이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 또 뇌신경 마비가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그 경우 모노비전에 도전했다가 복시가 다시 심해지면 환자분이 크게 당황하게 되겠죠.
메니에르병(Meniere’s Disease)
메니에르병은 내이(Inner Ear)와 뇌가 관련된 평형감각 문제로, 대표적으로 반복적인 현기증(Vertigo) 발작이 특징입니다.
• 메니에르병 자체가 모노비전의 ‘절대’ 금기는 아니지만, 주의가 필요합니다.
• 왜냐하면, 모노비전은 양안 굴절 차(Anisometropia)를 일부러 만드는 수술인데, 평형에 예민한 분들은 시각 불일치를 더 불편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메니에르병을 앓는 환자에게 모노비전을 했다가 현기증이 악화됐다”는 뚜렷한 보고는 많지 않지만, 어지럼증 발작을 자주 겪는 분이라면, ‘시각 차이’를 질환 탓으로 여길 위험도 있고, 실제로 적응하기도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그외 주의할 직업·취미, 각막난시, 성향
직업·취미 고려
모노비전을 계획할 때, 환자의 직업 혹은 취미가 “완벽한 입체시력(stereovision)”을 요구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 조종사, 트럭 운전자: 사고 위험이 높기에, 거리감 인식이 매우 중요
• 프로 운동선수(농구·테니스·야구·골프 등): 공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추적해야 하므로, 모노비전은 미세한 입체 감각 저하가 문제가 될 수 있음
이런 분들은 풀 모노비전(한쪽 눈 -2D 이상 차이)보다는 미니 모노비전(약 1.0D 정도 차이) 정도가 그나마 무난하거나, 모노비전을 아예 피해야 할 수 있습니다.
“각막난시가 심하면?” (Corneal Astigmatism)
각막난시가 심하다고 해서 무조건 모노비전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많은 환자가 약 1~2D 정도의 난시를 지니고 있으니까요.
• 다만 심한 난시가 교정되지 않은 상태라면, 모노비전의 효용이 크게 떨어집니다.
• 대개, 원거리용 눈이 약 0.50~75D 이하, 근거리용 눈이 1.25~1.50D 이하에서 모노비전이 가장 잘 작동합니다.
• 나이가 들수록 수평 난시(horizontal astigmatism)가 점차 심해지는 경향도 있으니, 환자 나이에 맞춰 잔여 난시를 어느 정도로 남길지 고민해야 합니다.
안경 독립성이 정말 필요한가?
가끔, 술자가 “모든 환자는 노안까지 해결해주는 안경 독립성”을 원한다고 가정하고 모노비전을 제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설문조사를 해보면, 많게는 백내장 환자의 약 절반(50%)은 “굳이 노안 교정까지 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환자 중에는 “가끔 안경 쓰는 게 오히려 편하다”거나, “눈 한쪽만 너무 달라지면 어지러울 것 같다”고 우려하는 분도 계시죠.
이런 환자는 모노비전을 제안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결론
자, 이렇게 몇 개의 포스팅을 통해 모노비전을 피해야 하는 경우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 사시(Strabismus), 외안근 수술 이력(EOM surgery), 프리즘 사용 이력, 과거 복시 등: 양안 정렬 문제가 있었거나, 현재도 은근히 존재한다면 모노비전을 피함.
• 오랫동안 심각한 단안 백내장(특히 교차 모노비전 시): 반대안과 큰 굴절 차가 생겨 적응 못할 가능성이 큼.
• 단안주시(Monofixation) 증후군, 약시(Amblyopia): 특히 교차 모노비전(crossed monovision)을 할 경우 실패 위험이 크다.
• 심각한 안질환(고도 녹내장, 황반변성 등)이 있으면 모노비전 혜택을 크게 보기 어려움.
• 파킨슨병, 그레이브스병, 중증근무력증, 다발성경화증 등: 상대적 금기.
• 메니에르병: 절대 금기는 아니나 주의 필요.
• 직업·취미가 입체시가 중요한 경우: 피하거나 미니 모노비전으로 타협.
• 환자 자체가 안경을 쓰는 것에 불편함이 없는 경우: 모노비전을 굳이 권하지 않아도 됨.
다음 모노비전에 대해서는, 다초점, 연속초점 등 특수 인공수정체를 이용한 모노비전에 대해 시작해 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질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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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
Zhang, Fuxiang. Pseudophakic Monovision: Clinical Considerations and Surgical Techniques. Thieme Medical Publishers,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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