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 후 백내장 수술시 고려사항 feat. 각막지형도

“라식 후 백내장 수술”

안녕하세요 안과전문의 송한입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은, 라섹, 라식과 같은 굴절교정수술(요즘엔 스마일까지) 을 받은 환자의 경우 백내장 수술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제가 되는 이유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환자분들은 당연히 이해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백내장 수술은 결국 눈 속 뿌옇게 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인데, 그 인공수정체 도수를 잘 선택해야 수술 후 시력 결과가 좋습니다.

백내장 수술 전 여러 검사들을 하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 도수를 결정하는 것인데요,

라식이나 라섹과 같은 굴절교정수술은 각막을 조각해서 도수변화를 주는 수술로 위 그림과 같이 수술 후에 각막 모양이 일반적이지 않은 상태가 됩니다. 보통 근시 수술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근시 수술 후 각막 모양은 앞부분이 뭔가에 눌린듯 편평하게 변하죠.

물론 이러한 변화 덕분에 안경을 벗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인공수정체 도수를 결정하는 검사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검사 도구와 도수 산출 공식이 일반적인 각막 모양을 기준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이죠.

그래서, 라식이나 라섹과 같은 굴절교정 수술을 받은 눈에 기존 방법을 그대로 적용해서 인공수정체를 넣으면 수술 후 도수는 엉망이 되버리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예상보다 “원시” 상태로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이를 원시 서프라이즈 (hyperopic surprise) 라고도 하는데, 백내장 수술 후 굴절 오차중 가장 피해야 할 상황이죠.

백내장 수술 후 원시가 생기면 먼거리, 가까운 거리 둘 다 잘 안 보이거든요.

차라리 근시로 오차가 발생한다면 그만큼 가까운 거리는 잘 보일 수 있습니다.(일부러 근시에 맞춰 수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전공의를 하던 시절에만 해도 라식, 라섹한 눈에서 백내장 수술 연구가 부족하다 보니 이런 환자분들에게 수술 후 발생 가능한 도수 오차에 대해 수차례 설명을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막 라식 1세대가 백내장 수술을 받기 시작할 시기 였네요.

하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쌓여 여러 새로운 공식이 나왔습니다.

또 뒤에 자세히 설명을 드리겠지만, 최신 기계들이 각막 후면 난시를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진정한 게임 체인저 가 됐습니다.

수술 전 검사의 중요성

수술 전 검사를 여러 기구를 통해서 하는 이유는 결국 예측한 인공수정체 도수가 잘 맞아서 수술 후 환자 눈 도수가 예측 값대로 나오기 위함 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의 각 부위의 길이, 굴절값 등 수치를 매우 정확하게 측정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집안에 가구 하나 들여 놓으려 해도 천장 높이 벽 길이, 들어갈 공간 깊이, 좌우 공간 등 수치를 정확하게 측정해야 하죠. 하나라도 어긋나면 아예 가구가 들어가지 않거나, 들어간 뒤 유격이 생겨 덜그덕거릴 수 있겠죠?

백내장 수술시 눈도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측정을 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작고, 미세하게 계속 움직이고, 또 광학적 특성이 같이 있는 조직이라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요즘 기계들은 정말 신기할 정도로 많은 발전을 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검사는 “각막 지형도 검사” 그리고 “각막 후면 난시 검사”가 되겠습니다.

각막 지형도 검사

각막 지형도 검사는 말 그대로 각막의 모양을 “지형도”로 나타내주는 검사입니다.

지형도는 사회시간에 다들 한 번씩은 보셨을 겁니다.

위 그림과 같이 지도에 지표면의 높이를 알 수 있게끔 고저를 색으로 또는 등고선으로 나타내어 지도만 보고 해당 지형을 입체적으로 유추할 수 있게끔 한 지도입니다.

하여 “각막 지형도”는 각막의 모양을 가장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검사가 되겠습니다.

위와 같이 각막의 모양은 지문처럼 모두 다 조금씩 다른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 환자들은 정상 범주에서 벗어나 좀 특이한? 모양의 각막을 가진 경우도 있죠(불규칙 난시, 원추 각막 등등)

저는 각막을 세부전공을 했기 때문에 이 지형도를 백내장 사전 검사 뿐만 아니라 여러 상황에 매우 중요시 합니다.

할 이야기가 많지만, 이번 주제에 대해서만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죠.

라식, 라섹과 같은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각막 모양이 정상 범주를 벗어나게 됩니다.

위 각막 지형도를 보시면 각막 중심부가 퍼런 차가운 색, 즉 편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각막은 인위적으로 뭘 하지 않은 이상 보기 힘든 눈이죠, 즉 레이저 굴절교정 수술을 받은 눈입니다.

국내에서는 거의 하지 않지만,

원시를 교정 받은 경우 위처럼 가운데가 아주 붉은 색, 즉 가파르게 변하게 됩니다. (원추각막과 같은 특이 질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남)

검사를 하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환자분들이 정확하게 뭔 수술을 받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수술을 받았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으세요.

그냥뭐 대충 레이저 했었다 생각을 하시고 까먹으시거나, 말씀을 안 하시는 경우도 있어 저는 항상 이 부분을 확인을 직접 확인을 하고 넘어갑니다.

모르고 그냥 수술을 했다가는 정말… 당혹스러운 결과가 생길 수 있겠죠.

위 각막 지형도를 보게 되면, 이 환자는 라식을 받은 뒤 불규칙 난시가 생겨버린 경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의 우측을 보시면 시축(보는 가장 중심 축) 의 난시값이 대칭이 깨져 있죠.

이런 환자의 경우는 수술을 해도 시력 예후가 좋지 않을 수 밖에 없습니다.

미리 환자에게 설명을 해 드려야 합니다.

이런 부분을 간과하고 특수렌즈(토릭, 다초점 등)을 넣게 되면 아주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답니다.

위는 라식, 라섹 후 각막 확장증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각막 확장증은 위 사진과 같이 각막이 확장되며 앞으로 돌출, 얇아지는 “질환”입니다.

보통 원추각막과 같이 특정 질환에 속하지만,

라식라섹시 절삭량이 많았거나, 원추각막의 경계선이었던 분들이 수술 후에 나중에 이런 각막확장증이 오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은 백내장 수술 전에 “각막 교차 결합술” 이라고 하여 각막을 충분히 강화, 안정을 시킨 다음에 백내장 수술을 진행 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각막지형도”를 반드시 확인해서 이 환자의 각막 상태를 면밀하게 평가 해야 합니다.

시력 저하의 원인이 백내장 뿐만 아니라 각막의 문제라면 같이 교정을 해야 합니다.

각막 모양이 특이한 경우는 일반적인 인공수정체 도수 산출 공식이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공식을 사용 해야 하는데,

특수 공식

Hagis-L 이란 명칭의 공식이 상당히 잘 맞아 비교적 널리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각막 후면 난시”를 정확하게 측정 가능하게 됨으로 이를 대입한 막강한 공식이 탄생하게 됩니다.

Barrett 이라는 사람이 만든 “Barrett true K” 라는 공식입니다.

트루 케이

트루 : 진실된

케이 : 각막을 뜻합니다.

즉 진짜 각막의 수치를 이용했다는 의미가 되고, 이는 곧 각막 모양으로 인해 오차 발생이 가능한 라식, 라섹한 눈에서 매우 정학한 예측이 가능한 공식이 되겠습니다.

이후로 이를 기반으로 한 여러 공식들이 AI를 이용하여 더 추가적으로 탄생했습니다.

보통 수술시에는 Hagis – L, Barrett true-K 를 포함하여 3~4개정도 공식 모두 이용하여 인공수정체 도수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각막 후면 난시”에 대해 더 자세하게는 다음 포스팅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난시교정 토릭 인공수정체에 대해 알아볼 예정입니다.

라식 후 백내장 정리

수술 전 검사에서 각막 지형도를 통해 환자가 이전에 어떤 각막 수술을 받았는지, 또 각막 모양이 현재 괜찮은지, 불규칙적인지 또는 확장증과 같은 병적인 상태인지 평가하는데 중요합니다.

최신 인공수정체 공식을 통해 과거 굴절교정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상당히 좋은 예측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과거 라식, 라섹과 같은 레이저 굴절교정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고려할 사항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철저한 사전 검사와 이를 기반으로 한 환자와의 수술 전 상담을 통해 수술 결과를 예측하고 서로 합리적인 목표치를 설정해야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질문은 커뮤니티를 이용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