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포도종, 근시의 기형적 변화 – 변성근시 part.03

“후포도종(posterior staphyloma)”

앞서, 병적근시(변성근시)란 과도한 안축장(눈길이)의 증가로 인해 안구 조직에 발생하는 비정상적인(병적인) 변화, 그리고 그로 인한 시력저하임을 말씀드렸습니다.

그중 가장 흔하면서 이해하기 쉬운 변화인 “후포도종”은 위 그림의 우측처럼 눈 뒷부분에 포도송이처럼 불쑥 튀어나오는 안구 구조의 변화입니다.

정상적인 좌측 안구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죠?

안구 조직이 길어지려는 힘을 못이기고 약한 부분만 툭 튀어나와 발생합니다.

이렇게 안구조직이 1차적으로 변하면 다양한 문제가 야기됩니다.

“후포도종”을 포함해서 다양한 형태의 변성근시가 있습니다. 

오늘은 가장 중요한 “후포도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후포도종
(posterior staphyloma)

위와 같은 후포도종은 변성근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소견입니다.

뒤이서 설명드릴 각종 변성근시의 형태(맥락막위축, 신생혈관 등등)이 이 후포도종에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포도종 존재 유무는 병적근시의 진단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학회마다 진단 기준이 약간씩 다를 수 있음)

눈 뒷부분의 공막(눈을 둘러싼 가장 겉부분 뼈대와 같은 막)의 확장에 따라 망막의 손상이 생깁니다.

갑자기 살이 찌거나, 여성분들의 경우는 특히 임신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피부가 팽창되면 위와 같은 튼살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계를 넘어서 피부가 늘어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데요~

후포도종도 마찬가지로 안구 조직의 한계를 넘어서 팽창하기 때문에 망막에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변성근시에 있어 이 “후포도종”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후포도종의 진단

비정상적으로 뒤로 돌출된 후포도종은 얼핏 진단이 쉬울 것 같지만 단순 안저검사에서는 초기에 발견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좌측이 후포도종이 있는 병적근시의 안저(-17디옵터), 우측은 정상 안저사진입니다.

물론 안저사진이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후포도종의 유무는 애매합니다…

OCT를 찍어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요~

아래 정상적인 안저는 편평한 단층소견을 보이는 반면, 우측 상단의 oct를 보시면 뒤쪽으로 불쑥 튀어나온 소견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심한 후포도종의 경우 안저검사에서 확연하게 확인이 가능합니다. 

뒤로 돌출된 경계부분이 안저사진에서도 보입니다(화살표로 표시)

그래서, 안저검사에서 후포도종의 위치에 따라 위와 같이 분류를 하기도 합니다…

3차원 MRI를 이용하면 좀 더 직관적으로 후포도종을 볼 수 있습니다. 

좌측의 단면에서도 안구의 형태가 비정상적임을 알 수 있으며, 안구만 따로 3차원으로 재구성한 우측 이미지를 보면 더욱 후포도종을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MRI는 전체적인 후포도종의 모양을 판단할 수 있지만 실제로 중요한 망막 등 안구 구조의 미세한 변화까지 관찰하기는 어렵습니다.

OCT는 미세한 망막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변화를 감지하기에는 관찰 범위가 좁습니다.

최근 광각 oct(wide field swept source OCT)의 발달로 위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검사 도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위 그림을 보시면 확실히 기존의 oct 보다 넓은 범위를 촬영하여 후포도종의 존재 유무와 망막의 미세한 변화까지도 관찰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후포도종이 생길 가능성

사실 환자분들 입장에서 가장 궁금해 하시는 부분은 병이 생길 가능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항상 말씀드리지만 확률은 어디까지나 숫자에 불과하며 통계학적으로 연구 설계에 따라 얼마든지 차이가 날 수 있답니다.

그래도 대략적인 수치를 말씀드리기 위해 여러 자료를 종합한 결과 아래 최근 논문을 근거하여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환자 중심이 아닌 일반적인 일본인 374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며 안저사진과 OCT를 이용하여 후포도종의 유병률을 연구한 논문입니다.

고도근시 유병률

연구대상자들의 평균 나이는 57.3세였습니다(파란 박스)

평균 안축장(눈의 길이)는 24.14mm 였으며(초록 박스)

안축장이 26mm 이상인 고도근시는 약 10.5% 정도였습니다.(빨간 박스)

고도근시의 유병률은 여러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아시아에서 대략 10% 내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본 연구 이외에 다른 연구들을 정리한 표입니다.

낮게는 8.2%, 높게는 13.3%까지의 고도근시 유병률을 보입니다.(고도근시 기준 : -5디옵터 이상)

후포도종 유병률

그렇다면 후포도종은 얼마나 빈번하게 생길까요?

먼저 전체 연구대상 3748명중 77명에서 후포도종이 확인되었습니다. 확률로는 2.05% (초록 박스)

즉, 전체 인구를 놓고 보면 후포도종의 유병률은 약 2% 정도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파란색 화살표를 보시면 후포도종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 확률도 올라갑니다.

변성근시로의 진행 가능성이 높은 고도근시의 경우 후포도종의 유병률은 얼마나 될까요?

빨간색 박스는 안축장 26mm이상의 고도근시를 나타냅니다.

안축장 26mm 이하의 경우 1%의 후포도종 유병률은

26~28mm의 안축장에서는 4.71%로,

28~30mm의 안축장에서는 47.2%,

30mm 이상의 초고도근시에서는 100%의 유병률을 보였습니다.

고도근시에서는 확실하게 후포도종의 유병률이 상승했습니다.

(안축장 26mm를 기준으로 이하인 경우 1%, 이상인 경우 10.9%의 유병률)

본 연구 이외에 다른 연구에서 고도근시의 후포도종의 유병률은 어떻게 나왔을까요?

위 표 빨간 박스를 보시면 적게는 19%에서 많게는 무려 90%까지 고도근시의 후포도종 유병률을 보였습니다..

본 연구의 약 11%와 너무나 차이가 나는 수준이죠?

기존의 연구들은 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유병률이 높게 나온 경향이 있습니다.(고도근시라도 시력저하가 있기 전에는 병원에 오시질 않습니다…)

본 연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좀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리

변성근시(병적근시)의 가장 중요한 소견이 될 수 있는 “후포도종”은 안구의 뒷부분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포도송이처럼 튀어나오는 상태를 말합니다.

안구조직의 탄성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비정상적인 확장은 눈에 여러 문제를 야기합니다.

앞으로 알아볼 다양한 변성근시의 임상양상(맥락막 위축, 견인 황반병증 등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후포도종의 유병률은 약 2% 이며,

고도근시에서의 유병률은 약 11%로 근시가 심해질수록 유병률은 올라가는 양상입니다.

다음 포스팅 또다른 병적근시의 양상인 근시성 맥락막 위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병적근시(변성근시)의 진단기준이 나오는 부분으로 중요합니다.

앞으로 갈 길이 멀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질문은 커뮤니티를 이용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