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눈피로, 눈에 좋은 밝기는?(feat. 스마트폰을 이용한 밝기 측정)
“조명 눈피로”
안녕하세요 쉽게 이해하는 안과이야기입니다.
최근에 제가 아침마다 눈 피로감이 너무 심해서 겨울이라 건조해서 그런가…가습기도 틀고 자보고 인공눈물도 더 넣어보고 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습니다. (환자들에게 쉽게 쉽게 설명은 드리지만 의사들도 정작 본인 눈건강 관리에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아요^^;)
그러다가 재밌는 논문 하나를 발견해서 소개를 해드릴까 합니다.
수면시간이 부족하거나, 밤에 잠을 설친 경우 다음날 눈이 충혈되고 피곤했던 경험은 한 번쯤 있으실 것 같아요.
수면이 전신 컨디션을 비롯해서 눈 건강에도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입니다.
수면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빛”입니다.
차례
빛 공해
서울의 야경입니다.
너무나 멋지죠~?
이처럼, 산업 경제가 발전할수록 밤하늘은 밝아질 수밖에 없고, 우리는 밤에도 빛에 노출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두워야할 저녁시간에 과도한 빛노출로 인하여 우리 몸의 생체리듬에 변화가 생기면 더이상 아름다운 야경이 아닌, “빛 공해(light pollution)”이라고 합니다…
해가 뜨는 낮에 적절한 빛을 쬐고, 밤에는 어두운 환경에 노출이 되어야 우리 몸에서는 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면서 건강한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를 생체리듬(circadian rhythm)라고 합니다.
생체리듬의 불균형은 비만, 당뇨, 우울증, 그리고 암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들은 많죠.
생체리듬의 키(key)가 되는 “빛의 양”은 눈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눈 망막에 존재하는 “광수용체(photosensitive ganglion cell)”가 빛의 정도를 인지해서 뇌로 보내면 이를 해석해 생체시계를 돌리는 것이죠.
그래서, 밤에는 어둡게 하는 것이 수면의 질에도 좋고 눈 피로에도 좋다는 것은 살면서 자연스럽게 알게됩니다.
요즘에는
이렇게 침실에 무드등을 하는 것이 대세인데요~
저도 이쁜 조명을 약하게 켜 놓으면 분위기도 좋고 잠도 잘 올 때가 있어 잘 사용중인 조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조명은 괜찮을까요…? 아무리 약하다 하더라도 빛인데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논문 소개
2018년 JKMS에 실린 논문으로 고려대학교 오재령 교수님께서 책임저자이시네요.
논문 제목은 “취침시간동안 무드등으로 인한 눈 피로”가 되겠습니다.
연구 방법
- 건강한 남자30명, 여자30명 총 60명을 모집(안과 질환 없음)
- 실험실에서 3번 취침
- 1~2박 까지는 밤에 조명 없이 어둡게 취침, 3박째 랜덤으로 30명 정해서 무드등에서 취침하도록( 5lux, 10lux 밝기)
- 눈 피로와 관련된 검사와 설문을 2박 후 아침, 3박 후 아침에 진행함
- 둘 사이 데이터를 비교분석
여기서 저도 궁금하고 애매했던 부분이 5lux 의 밝기는 어느정도인지 궁금했습니다.
대충 1lux는 촛불 한 개 정도의 밝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5lux는 촛불 5개에 해당하는 광량이 되고요.
흔히 침실에 사용되는 어두운 무드등의 밝기가 5~10lux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연구 결과
- 눈물막 파괴시간(눈물 코팅이 깨지는 시간 ; 짧을수록 건조)과 눈깜빡임 사이 시간(짧을수록 건조) 전체 실험군에서 감소했지만
- 눈 충혈은 무드등 아래에서 취침한 실험군이 그렇지 않은군보다 더 심했습니다. (5lux 보다 10lux가 더 심함)
- 10lux의 경우 눈 충혈과 함께 눈피로, 불편감, 초점 맞추기가 힘드는 등 주관적인 불편감이 더 컸습니다.
고찰
예상한 결과이지만(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논문을 소개해 드렸겠죠~?^^)
생각을 해보면 아주 깜깜한 암막커튼이 있는 호텔에서 잠을 자고나면 개운한 이유가 이해가 되네요.
무드등에도 눈피로가 생기는 이유는 크게
- 수면의 질 저하
- 빛자극으로 인한 눈의 반응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작은 빛이라도 눈꺼풀을 통해서 눈으로 들어올 수 있고,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면서 생체리듬이 깨지고 수면의 질 저하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생체리듬은 눈에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눈의 압력인 안압도 일중 변동이 있고, 눈의 혈류도 낮과 밤이 다르다고 합니다)
이러한 리듬이 깨지면서 눈 피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 밝은 빛을 보면 눈이 부신 것처럼 빛은 눈 입장에서 일종의 “자극”입니다.
작은 빛이지만 눈에 들어온 빛은 동공 수축과 같은 빛 반응을 유발, 누적되어 눈 피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신기한 동물 실험을 말씀드리자면 닭에게 밤에 빛을 주어 생체리듬을 교란시켰을 때, 근시 발생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과가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윤리적 문제로 실험을 진행 할 수 없죠…)
본 논문은 실험자 숫자가 적고(최종 54명), 낮시간 동안 활동을 똑같이 제어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지만 나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낮에 누구는 컴퓨터 작업을 8시간 했고, 누구는 커피를 마셨고, 누구는 운동을 했고 하면 정확히 똑같은 상황에서 비교가 되지 않겠죠)
정리(어플 추천)
- 정해진 시간, 일정 수준의 “빛”은 생체 리듬에 중요하다.
- 취침시 5~10lux 이상 되는 무드등을 사용할 경우 눈 피로 발생 확률이 있다.
실외야 뭐 자연적으로 태양광이 있으니 조절을 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겠고요~(다른 이야기지만 적절한 실외활동을 통한 일광을 쬐는 것은 중요합니다. 생체리듬도 그렇지만 특히 성장기 어린이들의 경우 근시예방 측면에 있어서 중요합니다 –> 클릭)
실내에서 생활을 할 때 적절한 밝기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근데 저 밝기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애매한데, 스마트폰만 있으면 해결이 됩니다.
스마트폰에 자동 밝기조절 기능이 있는거 아시죠? 그 말은 광량측정 센서가 있다는 뜻인데요~
그 센서를 이용한 광량측정 어플이 있습니다.
아이폰의 경우 무료인 Light meter를 써봤는데 나름 잘 측정을 해줍니다.(센서 부분에 종이를 대어 디퓨저를 만들어야 하는데 방법이 쉽게 영상으로 앱에 나옵니다)
안드로이드는 이런 어플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자, 여기까지 “무드 조명 눈피로”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암막커튼 한 번 사용해보면 없이는 못 산다고 하던데 궁금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질문은 커뮤니티를 이용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