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성 각막 미란(반복각막짓무름) 에 대하여
아침에 눈 뜨자마자 느껴지는 극심한 눈 통증과 함께 눈물을 흘려 병원에 내원하신 분들중 많은 경우 “재발성 각막 미란” 이라는 질환명을 듣곤 하십니다.
이름부터가 복잡하고, 각막은 뭐고 미란은 뭐지? 라는 생각과 함께 너무 아픈 고통으로 제대로된 설명을 못들으시고 돌아가시곤 하죠.
오늘은 “재발성 각막 미란” 또는 “반복각막짓무름증”이라고 불리는 심각하진 않지만 일상생활에 아주 치명적인 녀석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떠한 질병이고, 왜 생기는지,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어떻게 치료를 해야하는지 이해하기 쉽게 보겠습니다.
차례
재발성 각막 미란이란?
정의
이 질병의 특징은 이름에 다 담겨있습니다.
“재발성” – 자주 재발한다.
“각막 상피” – 각막의 표면, 즉 상피에 발생한다.
“미란” – 피부나 표피가 벗겨진다.
즉 각막의 가장 표면, 즉 상피층이 벗겨지는게 재발하는 질환입니다. 더 이해하기 쉬운 질병명으로 반복각막짓무름증이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각막의 위치와 구조
각막의 표면에 생기는 질환으로 각막은 어디이며 구조는 어떻게 생겼는지 알 필요가 있겠습니다.
각막은 우리가 흔히 검은동자 라고 표현하는 부위에 있는 투명하고 얇은 조직입니다.
그 각막을 다시 현미경으로 자세히 보았을 때 가장 윗부분, 즉 피부에서 표피와 같은 부분을 우리는 “각막 상피” 라고 합니다.
각막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상피 미란이란?
“미란” 의 사전적 정의는 피부, 점막의 표비가 박리되는 것 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각막에서의 미란은 앞서 설명드린 “상피가 벗겨지는 것”이 되겠죠.
위 그림과 같이 각막의 층에서 상피 까지만 벗겨진 경우에 해당합니다.
상피 미란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외상에 의한 찰과상” 입니다.
하지만 오늘 알아볼 “재발성 각막 상피 미란”은 외상과 같은 물리적 요인이 없이 발생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미란의 원인
벽에 붙힌 벽지가, 외부의 힘 없이 스스로 떨어진다면 우리는 접착력이 약하다는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각막 상피 역시 특별한 접착제에 의해, 각막에 붙어있습니다.
이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것은 위 그림에서 보여주는 “부착복합체” 라고 하는 세포구조입니다.
이러한 복합체가 정상적이지 않을 경우, 물리적 요인 없이 자발적으로 상피가 떨어져 나갈 수 있게됩니다.
복합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과거의 각막 외상
각막 찰과상과 같은 외상은 이 부착복합체의 손상을 유발, 정상적인 재형성이 안될 수 있습니다. - 유전적 요인
격자각막이상증, 과립각막이상증 등 유전적으로 부착복합체의 구조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전신질환
당뇨와 같은 전신질환은 부착복합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과거의 각막 외상이 원인이 되며,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증상
증상은 상피의 미란 범위와,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재발되는 정도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한 번씩 생기는 경우까지 다릅니다.
경미한 통증에서 부터, 각막 찰과상처럼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극심한 통증까지 다양합니다.
특히 건조하고, 춥거나 바람 부는 환경에서 이물감이 잘 발생하고, 특히 아침에 눈을 뜨며 갑작스럽게 찢어지는 듯한 느낌 후 심한 이물감, 눈물흘림, 눈부심 시력장애등이 뒤따릅니다.
이 질환은 발생을 예측할 수 없고 갑자기 찾아오고 반복되기에 매우 큰 스트레스일 수 있습니다.
진단
진단은 안과에서 현미경을 통한 자세한 각막 관찰을 통해 진단합니다.
초기에 상피가 떨어져나가진 않았지만, 바닥과 분리되어 약해진 상태는 관찰이 힘들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눈깜빡임이나, 눈 비빔 등 아주 약한 물리적 자극에 의해서도 상피가 아래와 같이 벗겨질 수 있습니다.
보통 위와 같은 상태에 심한 불편감으로 병원에 내원하십니다.
치료
치료는 병변의 정도에 따라, 또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으며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되지만, 비수술적 치료로도 계속 재발되고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합니다.
- 비수술적 치료
국소 안약 사용, 치료용 콘택트렌즈 착용 - 수술적 치료
죽은조직 제거, 전부기질 천자, 표층각막절제, YAG 레이저 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
–국소 안약–
- 고삼투압 연고
수면중에는 각막이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 눈물의 성분이 묽게 변하고 이는 각막의 부착력을 감소시킵니다. 이를 막아주는 고삽투압, 즉 소금성분의 안약을 점안하면 도움이 되며 특히 수면중에 점안하는것이 도움이 됩니다.
발병 후 최소 6~12개월동안은 점안이 필요합니다. - 인공눈물
각막이 건조한 경우는 모든 각막상피 질환에서 악영향이기 때문에 윤활 역할을 하는 인공눈물을 같이 사용합니다. - 항생제 안약
급성기, 즉 각막의 상피가 떨어져 나간 경우 2차 세균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예방목적의 항생제 안약을 같이 사용합니다.
–치료콘택트렌즈–
각막 상피가 약한 상태에서 눈깜빡임은 상피의 벗겨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물집이 생긴 피부에 옷이 쓸리다보면 물집이 터져 피부가 벗겨질 수 있어 착용하는 밴드와 같은 보호역할을 하는 것이 치료용 콘택트렌즈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의 렌즈착용은 오히려 독이될 수 있어 급성기에 한해서 사용합니다.
수술적 치료
수술적 치료의 기본적인 개념은 인위적인 트라우마를 통한 과회복을 유도, 더욱 강화된 부착을 도모하는 것 입니다.
-죽은조직제거술 + 표층각막절제-
이미 떨어져나가 늘어진 상피는 다시 붙을 힘이 없습니다.
이런 상피를 죽은조직이라 하며 깨끗하게 제거를 해 줘야만 새로운 상피가 자라들어오기 좋습니다.
왼쪽 처럼 부드러운 면봉을 이용하여 늘어진 상피들을 제거해주고(죽은조직제거), 오른쪽 그림과 같이 칼날을 이용하여 긁어 각막 표증을 절제(표층각막절제) 해 줍니다.
-전부기질천자-
이는 미세한 바늘을 이용하여 각막에 인위적인 상처를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위 그림과 같이 각막 상피층을 포함하여 그 아래 기질층 일부를 포함하여 바늘로 찔러 상처를 내줍니다.
이러한 과정으로 상피가 잘 붙을 수 있는 거친 표면을 형성해 더욱 강한 유착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기타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
이는 레이저를 이용하여 표층절제를 하는 방법으로, 그 기전과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후&합병증
한번에 잘 치료되지 않는다면 만성적인 재발성 각막 미란으로 갈 확률이 높습니다.
진단 초기에 정확하고 확실한 치료를 통해 강한 유착을 유도해야합니다.
심각한 합병증은 없지만 급성기에는 2차적인 세균감염에 유의해야 합니다.
정리
재발성 각막 미란(=반복각막짓무름)은
반복적으로, 각막의 표면(상피)가 벗겨지는 질환입니다.
원인은 과거의 외상으로 인한 접착력 약화가 가장 흔하며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료는 국소안약(고삼투압안약)과 치료용 콘택트렌즈 착용을 통해 1차 시도를 해 볼 수 있고
심한 경우 각막에 인위적인 상처를 내 회복을 유도하는 시술을 시도해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