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빛번짐, 밤운전이 너무 어려운 이유(야간 근시) – 2편
“야간 빛번짐”
단안복시(번져 보임) 두 번째 포스팅 입니다.(1편 – 클릭)
지난 시간에 알아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단안복시란 무엇인가
단안복시의 가장 흔한 원인인 굴절이상을 확인하는 방법
굴절이상의 다양한 원인은
- 안구건조증
- 급성 원시
- 급성 근시
- 조절과 눈모음 문제
- 눈꺼풀 문제
가 있으며 급성 근시까지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약간의 번외편?으로 야간에만 생기는 근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전 포스팅 및 영상에서 빛번짐의 일반적인 원인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 클릭
오늘 알아볼 ‘야간근시’는 위와도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낮에는 괜찮은데 유독 어두운 밤에만 빛번짐과 시력저하가 생긴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환자분들이 밤눈이 어둡다, 야맹증인 것 같다, 밤에 운전이 너무 힘들고 무섭다고 하시죠.
차례
야간 근시란?
야간근시란 말 그대로 야간에 근시가 더 심해지는 것을 말합니다.
즉, 안경 돗수가 -3.0이었던 사람이 저녁에는 -4.0으로 올라간다는 말인데요~
당연히 낮과 밤 안경을 따로 쓰는 사람은 없죠;
그래서 밤에는 본인에게 맞지 않는 안경을 쓴 것과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먼 물체가 잘 안 보이고 흐릿하고, 퍼져서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야간 근시는 198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되었지만 아직 확실한 원인과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밤 눈이 어둡다고 무조건 야간근시일까요? 아닙니다.
사실 야간 근시는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밤 눈이 어두워지는 야맹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은 다양합니다.
이러한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이 된 뒤에나 야간 근시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이죠.
야간근시의 원인
현재까지 알려진 야간 근시의 원인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구면수차
2. 조절
3. 색수차
구면수차
수차… 참 이해하기도 어렵고 쉽게 설명하기도 어려운 내용입니다.
수차란 쉽게 왜곡이라고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흔히 주변부는 위 사진처럼 길게 나오거나 삐뚤어지는 등 왜곡이 일어나는 것은 다들 아실겁니다.
엄밀히 따지면 다른 개념이지만 비슷하게 수차가 이런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렌즈는 중심부와 주변부의 굴절률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죠.
위 사진을 보면 중심부를 통과한 빛과 주변부를 통과한 빛이 만나는 지점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점이 맞지 않는 왜곡이 발생하는데 이를 구면수차라 합니다.
낮에는 조리개 역활을 하는 동공이 작기 때문에 주변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막아주거든요?
하지만 빛이 부족한 밤에는 빛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동공이 커지게 되면서 렌즈 주변부를 통과한 빛이 많이 들어오게 되죠.
결과적으로 주변부를 통과한 빛은 본래의 초점보다 앞에 초점이 맺히기 때문에 근시를 유발하게 됩니다.
위 사진을 보면 어두운 밤에는 동공이 커져 좀 더 넓게 빛을 받아들이지만 주변부에서 들어오는 빛이 많아지기 때문에 초점(image plane)이 망막이 아닌 망막 앞에 맺히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근시가 되는 것이죠.
조절
조절도 생소한 단어일 것 같습니다.
조절 문제는 다음 포스팅에서 더욱 자세히 이야기를 할 예정입니다만… 어쨌든 야간 근시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물체를 볼 때 가까운거리, 먼 거리 모두 깨끗한 물체를 볼 수 있는 이유는 우리 눈이 알아서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눈 속 렌즈의 두께가 두꺼워져야 하기 때문에 눈 속 조절근육인 모양체에 힘이 들어가게 됩니다.
반대로 먼 물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렌즈의 두께가 얇아져야 하기 때문에 모양체가 힘을 줄 필요가 없죠.
근거리 작업을 오래하면 눈이 피로하고, 먼 거리의 물체를 보면 눈이 편한 이유입니다.
우리도 모르게 눈 속에서는 이렇게 초점을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니 신기하죠?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초점을 맞추려는 노력을 유도할까요?
바로 흐릿한 대상입니다.
사진처럼 보려는 대상이 흐릿하면 뇌에서 알아서 대상의 거리에 따른 초점 거리를 계산해서 조절을 한다는 것이죠.
이런 자동적인 조절 작용이 밝은 낮에는 문제가 없는데, 어두운 환경에 약간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어두워서 볼 대상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눈 속 근육이 약간의 긴장을 하게 됩니다. 언제든지 물체를 보기 위한 준비랄까요?
먼 거리를 보기 위해서는 눈 속 근육의 힘이 완전하게 풀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먼 거리 시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잠깐 여기서 하나 알아두면 좋은 팁이 있습니다.
보통 근거리 작업을 일정기간 한 다음에 먼 거리를 보면서 눈을 쉬라고 하죠.
이때 먼 거리를 하늘이나 허공을 보게되면 명확한 대상이 없기 때문에 눈 속 조절근육은 완전히 힘이 풀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눈을 쉴 때는 먼 거리에 있는 물체를 보도록 하세요^^
(야간에 조종하는 조종사들에게 허공을 보지 말라고 하는 이유도 이겁니다 – 빈하늘근시(space myopia))
색수차
또 수차네요^^;;
이번에는 색수차입니다.
빛은 파장에 따라 굴절력이 다릅니다.
그림 보시죠.
파장이 짧은 청색광과 긴 적색광을 비교해보면 청색광이 더 앞에 초점이 떨어지게 됩니다.
밝은 낮에는 우리 눈이 주로 이용하는 파장은 주황 노랑 계열의 긴 파장입니다.
어두운 환경에서 우리 눈은 청색광을 주로 받아들이고 해석합니다.
즉, 어두운 환경에서 우리 눈이 주로 이용하는 빛은 망막 앞에 초점이 맺히기 때문에 근시와 같은 효과가 생기는 것입니다.
어렵죠?; 색수차는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
이러한 야간 근시의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1번, 조절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보고마다 다르지만 야간근시는 심한 경우 -6디옵터까지 생긴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야간근시는 주로 젊은 나이에서 발견이 되고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야간근시의 해결
야간 시력저하가 있고 다른 원인이 없는 야간근시가 정말 맞다면
야간에 생긴 근시에 맞는 안경을 쓰는 것으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불빛을 모두 없앤 상태, 암흑 상태에서 굴절검사를 시행하여 실제로 근시가 생긴다면 그 차이만큼 더해 안경을 새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환자나 의사 둘 다 너무 번거로운 방법이긴 하죠…)
하지만 야간근시는 굉장히 드물고 안경이 맞지 않는 등 기본적인 굴절문제가 대부분이랍니다^^
야간 운전이 힘든 경우 또 하나의 tip은 차량의 유리창이나 안경을 낀 경우 본인의 안경을 항상 깨끗하게, 투명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드린데로 보려는 대상이 명확해야 해당 물체에 알맞는 초점조절을 하는데 뿌연 유리, 지저분한 안경 등이 이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죠.
여기가지, 밤 운전이 어려운 야간근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번외편인데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또;
다음 시간에는 번져보임의 남은 원인 조절과 눈모음 문제, 눈꺼풀 문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질문은 커뮤니티를 이용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