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수술 후 작게 보여요…(양 눈 보이는게 달라요, 소시증, 부등상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최근에 커뮤니티 게시판에, 망막 박리 수술 후 소시증(물체가 작게 보이는 증상)에 관하여 질문을 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망막박리를 포함하여 망막 전막, 황반 원공 등 망막 수술 후 사물의 크기가 달라보이는 “부등상시”를 호소하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예전에 한 번 읽어보고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논문이 생각이 나서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차례
논문 소개
2019년 네이쳐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논문으로 제목은
“성공적인 망막박리 수술 이후의 부등상시(사물 크기가 달라보이는 증상)의 변화와 관여된 인자”
입니다.
부등상시란?
우리 눈은 두 개 입니다.
두 눈에서 각각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뇌에서 합친 결과물을 우리가 본다고 인지를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앞에 놓여있는 사과를 본다고 생각을 해봅시다.
양 눈에서 똑같이 같은 사과를 보았기 때문에 우리는 위와 같은 깨끗한 사과의 이미지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왼쪽 눈, 오른쪽 눈 둘 다 같은 사과를 보고 뇌로 같은 크기의 이미지를 보냈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의 깨끗한 사과로 인지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 오른눈, 왼눈 받아들인 이미지의 크기가 다르면 어떻게 될까요?
위와 같이 뇌에서는 혼란이 옵니다…결국 뭔가 겹쳐보이고 이상하게 사물이 인지되어 어지럽고, 불편하고 힘들게 됩니다.
이를 “부등상시(aniseikonia)”라고 합니다.
부등상시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우는 “짝눈”이라고 부르는 양 눈의 도수가 차이가 나는 상황입니다.
오른눈은 정시(안경 없이도 잘 보이는), 왼눈은 근시라면 오른눈에 비해 왼눈이 작게 보이는 부등상시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굉장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부등상시는 뇌에서 보정을 통해 똑바로 인지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보정(적응력)은 어린 나이에서나 있기 때문에 어릴때는 거의 느끼지 못하는 부등상시를 성인이 되면서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특히 갑자기 안경으로 교정을 하려 하면…)
보통 양 눈이 받아들이는 크기 차이가 5%이내라면 참을 수 있다고 합니다만, 갑자기 부등상시가 생가버린 경우는 1~2%만 차이가 나도 두통, 어지러움 등을 호소하는데요~
“망막수술”로 인해 없던 부등상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망막 박리 수술 후 부등상시
망막 박리(열공성)은 수술이 실패하면 실명의 위험이 매우 높은 위험한 질환입니다.–> 클릭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망막 박리는 조기에 발견해서 조기에 수술을 하면 훌륭한 수술적 성공을 보입니다.
수술적 성공은 떨어질뻔한(박리) 망막을 다시 잘 붙히는 것이 목표로 일단 망막이 잘 붙으면 환자와 의사 모두 해피한 상황이죠.
하지만 망막은 잘 붙어서 다행이긴 한데… 뭔가 이상한 시력 불편감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앞서 설명드린 “부등상시(aniseikonia)”가 대표적입니다.
사실 망막 박리를 포함해서 망막 수술(망막 전막, 황반 원공 등) 후 일시적인 변시증, 소시증, 거시증은 있을 수 있는 부작용으로 수술 전에도 말씀을 드립니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망막 박리 수술 후 약 35%에서 그러한 변시증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본 논문에서는 망막 박리 수술을 받은 26명을 분석해서
변시증이 얼마나 생기고, 얼마나 지속되며, 얼마나 호전이 되는지
그리고 변시증과 관련된 요인은 무엇인지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결과
소시증 vs 거시증
먼저 이상이 있다면 물체가 커 보이는 거시증과 작아 보이는 소시증중 어떤 경우가 더 많았을까요?
위 표가 조금 어렵지만 잘 보면,
x축은 부등상시의 정도를 나타냅니다.
마이너스(-)는 소시증, 플러스(+)는 거시증을 나타냅니다.
y축은 환자 수를 나타내고요~
월등하게 부작용은 소시증이 더 많았습니다.
즉, 망막 박리 수술 후 부등상시가 있다면, 대부분 물체가 작아 보이는 소시증이였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부등상시 예후
그렇다면 이러한 부등상시의 예후는 어떻게 될까요?
X 축은 차례대로 수술 후 3개월, 6개월 12개월로 시간의 경과를 나타냅니다.
Y축은 부등상시의 정도로 절대값이 작을수록 부등상시가 적다는 의미가 됩니다(위 표에서는 결국 위로 올라갈수록 부등상시가 적어진다는 의미)
부등상시의 평균값이 수술 후 -6%정도에서 점차 호전되어 수술 후 12개월에는 -3%정도까지 호전을 보였습니다.
즉, 망막 박리 수술 후 발생한 부등상시는 수술 후 12개월까지는 점진적인 호전을 보였습니다.
기타 요인
망막 박리 수술 후 부등상시는 수술 후 황반부종과 연관이 있었습니다.
황반 부종이란 말 그대로 황반부위에 생기는 부종(붓기)입니다.
보통 황반부종은 당뇨 망막 합병증과 같은 염증성 질환에서 생기지만 망막 수술 후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보통 일시적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붓기는 빠지죠.
즉, 망막 박리 수술 후 황반부종이 생긴 경우는 소시증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고찰 및 정리
망막 박리 수술 후 왜 이런 소시증이 생기는 것일까요?
카메라의 “센서”와 같이 매우 중요한 시세포들은 망막의 중간인 황반 부위에 몰려있습니다.
이 시세포의 변형이 생기면 물체를 제대로 볼 수 없는데요~
앞서 설명드린 황반 부종의 경우 붓기로 인해 시세포들이 팽창되어 기능이 떨어져 물체가 작게 보입니다.(정확히는 정상적으로 자극을 받아야 하는 시세포수보다 적게 자극을 받기 때문)
반대로 붓기가 아닌 전막과 같이 수축이 되는 질환에서는 시세포들이 찌그러져 물체가 커 보입니다(반대로 자극을 받게 되는 시세포들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
쉽게 설명을 드리기가 어렵네요…
망막 박리의 경우에는 박리가 되면서 시세포가 늘어나고, 수술로 망막이 잘 유착되었더라도 이 늘어난 시세포가 돌아오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소시증을 겪을 수 있겠습니다.
논문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망막 박리 수술 후 부등상시는 생각보다 흔하다
- 대부분 물체가 작게 보이는 소시증이다.
- 수술 전 박리 범위, 수술 후 망막 부종과 관련이 있다.
- 수술 후 1년까지 점차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은 커뮤니티를 이용 바랍니다.
선생님 커뮤니티 질문했던 질문자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혹시 그러면 소시증이 100% 호전되는 경우도 있긴하나요?
네 당연히 있죠.
감사합니다. 회복 기다리겠습니다. 마음이 훨씬 놓입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새해복 많이받으세요
저도 질문 하나 드릴게요.
작년 4월 우안 망막박리술+유리체절체 시행했고 본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좌안 대비 85% 정도 작게 보이는 소시증이 있습니다.
수술전 담당교수님 주의사항대로 백내장이 진행중인 것 같습니다. (근시안)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면 인공수정체의 종류에 따라 소시증이 좋아질 수도 있을까요?
아니면 소시증은 100% 시세포에 좌우하는 것으로 수정체와는 별개로 봐야 하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