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언제 해야할까?
- 백내장 수술 언제 해야할까?
- 백내장 수술 미리 하면 좋은 경우
- 백내장 수술 안 하면?
안녕하세요, 안과 전문의 송한입니다.
백내장 수술 언제 해야 적당해요?
어느덧 날씨가 훅 쌀쌀해졌네요. 겨울은 안과 수술의 성수기라 요즘 외래와 수술 일정이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한 번의 외래 진료 시간에 4~50분씩 많은 환자를 보다 보니, 본의 아니게 상세한 설명을 드리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병원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제가 근무하는 병원은 양방 진료(두 개의 진료실을 번갈아 사용하는 방식)이나 진료 차트를 대신 작성해 주시는 타이피스트가 없는 환경이라서 더 힘든 부분이 있기도 하네요. 😂
이렇다 보니 진료실에서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해 아쉬운 부분들을, 시간이 날 때마다 하나씩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글로 정리를 하다 보면 저 역시 중요한 부분을 더 명확히 이해하게 되고, 추후 환자분들께 핵심을 빠르고 쉽게 전달해 드릴 수 있는 장점도 있으니까요.
차례
의뢰서 : 백내장
제가 근무하는 곳이 대학병원이다 보니, 개인 병원에서 의뢰서를 받아 오시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의뢰서 10개 중 8개는 “백내장” 의뢰입니다. 물론 제가 주로 백내장을 다루는 전안부 세부 전공이라 당연할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
백내장은 개인 병원에서 다루기 어려운 질환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의뢰서로 오시는 분들 중 약 20%는 개인 병원에서 하기 힘든 백내장을 앓고 계십니다. 외상성 백내장, 아주 딱딱한 갈색 백내장 같은 복잡한 경우나, 전신 상태가 나빠 전신마취가 필요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
하지만 나머지 80%는 사실 꼭 대학병원까지 오지 않으셔도 되는 백내장 환자분들입니다. 개인 병원에서 백내장 진단을 받고 “정말 있는지”, “수술이 필요한지” 확인하고 싶어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런 환자분들을 보다 보니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수술은 하고 싶지만, 개인 병원은 싫다는 경우
2. 수술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경우
1번 분들은 백내장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면 수술 일정을 잡게 됩니다.
하지만 2번 경우가 문제입니다. 😅 저는 웬만하면 당장 수술하지 말고 그냥 지내시다가 나중에 하시라고 권해드립니다. 그러면 환자분들은 “병원에 잘 왔다, 큰 병원에 와보길 잘했다”며, “왜 다른 병원에서는 수술하라고 했을까?”라며 고마워하십니다. 결국, 수술 안 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싶으셨던 거죠. 😉
정말 안 해도 될까요?
왜 저는 그런 결정을 내렸고, 다른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유받으셨던 걸까요? 🧐
백내장이 있긴 있나요?
그래서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 그럼 제가 백내장이 있나요, 없나요? 입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백내장은 거의 모든 분들에게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50대 이상)
백내장은 우리 눈 속 “수정체”가 투명성을 잃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수정체는 눈에서 카메라 렌즈 같은 역할을 해 주는데, 태어날 때는 그림의 좌측처럼 투명해서 깨끗한 시야를 제공합니다. 📷👀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림의 우측처럼 수정체에 혼탁이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해 뿌옇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어느 날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백내장을 피부 주름에 빗대어 설명하곤 합니다.
피부 주름이 한순간에 생기지 않는 것처럼, 백내장도 서서히 진행되죠. 나이가 같아도 어떤 사람은 거의 주름이 없는 반면, 어떤 사람은 많은 것처럼요. 🧑🦳👵
마찬가지로, 50-60대 이상이라면 누구나 피부 주름이 조금씩은 생기듯, 백내장도 그 나이대라면 어느 정도는 누구에게나 생기기 마련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백내장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있는가입니다.
또 주름에 대해 신경 쓰는 분이 있는가 하면, “있으면 어때?” 하며 개의치 않는 분도 있죠. 😊 주름도 깊이나 위치에 따라 신경 쓰이게 하는 경우가 있고,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듯이, 백내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백내장 수술 언제 해요 그래서?
그래서 백내장이 있는 것은 알겠는데, 백내장 수술은 언제 해야 할까요?
“보는 것이 불편하면” 그리고 그” 원인이 백내장 때문” 일 때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제가 가장 좋다라고 표현을 한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뒤에서 설명을 하겠지만 예외적인 경우도 있어서 그래요^^
근데 이 보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이 참 애매모호하단 말이죠. 이 보는 감각인 시각은 아주 복잡한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 눈은 두 개
- 백내장도 종류가 여러가지
- 노안
위 세 가지 관점을 위주로 보겠습니다.
눈은 두 개
우리 눈이 두 개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상호보완의 목적이 가장 큽니다. 👀 한쪽 눈이 잘 보지 못하면 다른 눈이 더 많이 일을 하여 보완해 주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쪽 눈에 백내장이 생겼어도, 다른 눈이 깨끗하면 증상을 크게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눈에는 주로 사용하는 주시안 또는 우세안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 우세안이 아닌 비우세안에 백내장이 생기면 증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수 있어요. 😌
하지만 반대로, 주시안에 백내장이 생기면? 매우 불편함을 호소하시곤 하죠.
또 한쪽 눈에만 백내장이 생긴 경우, 자각하지 못하다가 한쪽 눈씩 가려보는 상황(주로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출 때)에서 처음 알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고 나면 불편함을 크게 느끼시게 되죠.
백내장도 종류가 어려가지
백내장도 어디에, 어떻게혼탁이생기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환자분들이 느끼는 증상이나 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백내장은 심한 백내장입니다. 누가 봐도 뿌옇게 보여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에는 이렇게 백내장이 진행되기까지 수술을 미루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위는 수정체의 피질 부분에 주로 혼탁이 생기는 피질백내장(cortical cataracat)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변부에 백내장이 있는 경우는 동공이 작은 낮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을 수 있지만, 동공이 커지는 밤에 더 불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증상을 느끼는 백내장 타입도 있어요.
위는 백내장의 뒷부분에 생기는 후낭하백내장(posterior subcapsular cataract) 입니다.
보시다시피 중심부 위주로 혼탁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죠.
이런 백내장의 경우는 동공이 작은 낮에는 백내장이 시축을 전부 가려 매우 불편함을 느끼시지만, 동공이 커지는 저녁에는 백내장이 없는 주변부로 어느정도 볼 수 있어 편해 하십니다.
혹시 배우 류준열이 나온 “올빼미”라는 영화를 보셨는지요?
낮에는 맹인이지만 어두운 저녁에는 다 보는. 아마 이런 백내장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위는 옆에서 빛을 쏴서 백내장의 단면을 보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노랗게 변하는 백내장을 핵 백내장(nuclear cataract)이라고 합니다. 핵 백내장의 특징은 진행이 느리면서, 색이 노랗게, 그리고 딱딱해 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이 별로 증상을 그렇게 심하게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하얗게 혼탁이 생기면 뿌옇다고 불편해 하시는데, 천천히 노랗게 보이니까 잘 못 느끼시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백내장은 너무 늦게 수술하면 백내장이 너무 딱딱해서 수술이 힘들어질 수 있기에 수술을 조금 미리 권유드리긴 합니다.
또 이런 백내장의 재밌는 특징 중 하나가, 백내장이 진행되면서 “근시”가 생긴다는 것이에요.
근시가 생기면 가까운 물체가 잘 보이거든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요즘에 가까운게 잘 보인다고, 눈 좋아졌다고 말씀을 하시는 경우가 많답니다.
이처럼 백내장에도 다양한 타입이 있기에, 백내장이 있어도 상황에 따라 잘 보이는 경우도 있고 조금만 있어도 매우 불편한 경우가 있답니다.
백내장 타입은 대부분 서로 약간씩 혼합이 되어있답니다.
노안
마지막으로 노안이 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노안이란 아주 쉽게 이야기 하면 눈의 힘이 떨어지는 것을 말해요.
눈의 힘은 주로 가까운 거리를 볼 때 필요하기 때문에 노안이 오면 가까운 거리가 잘 안 보이게 됩니다.
환자분들이 백내장과 노안을 많이 헷갈려 하시는데, 노안의 경우는 돋보기만 착용을 하시면 보는데 문제가 없지만, 백내장이 있다면 돋보기를 써도 뿌옇게 보인답니다.
물론 백내장이 생기면서 노안도 같이 오기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둘 다 증상을 겪기도 합니다.
노안만 있고 백내장은 거의 없다면 사실 백내장 수술을 굳이 할 이유는 없습니다.
물론 요즘에 노안 백내장이라고 해서 노안교정까지 되는 백내장 수술을 하면 돋보기 없이 생활이 가능하지만, 여기에는 또 설명드릴 부분이 많고 능사는 아닌 치료인지라 나중에 따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백내장 수술은 언제 하냐?
보는게 불편한데, 그 주 원인이 백내장 때문일 때 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음 포스팅에서 “백내장 수술을 조금 미리 하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