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난시 교정 – 벡터 플래닝
안녕하세요, 안과 전문의 송한입니다.
많은 분이 “난시 때문에 시야가 흐려요”라고 말씀하시는데, 이 난시라는 것이 의외로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난시는 눈 속 여러 구조(각막, 수정체, 뇌 등의 시각 처리 등)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중에서도 각막난시가 대부분의 ‘굴절이상’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번 글은 각막난시를 제대로 측정하고 교정하는 과정을 알아보는 여정을 시작하는 글입니다.
차례
한눈에 보는 난시 교정의 핵심
1. 각막난시 측정 시, 단순히 각막 앞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뒷면(후면각막)도 고려해야 정확합니다.
2. 장비 발전 덕분에 각막지형도, 광간섭계(OCT) 등을 통해 전체 각막난시를 좀 더 꼼꼼히 측정할 수 있습니다.
3. 현성 굴절검사(안경 도수)와 각막난시를 비교해보면, 둘이 안 맞을 수 있는데, 이를 ORA(Ocular Residual Astigmatism)라고 합니다.
4. ORA가 큰 경우, 수술 후에도 잔여 난시나 빛 번짐 등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벡터 플래닝(Vector Planning)을 통해 미리 조율해야 합니다.
왜 ‘각막난시’가중요한가?
우리 눈은 여러 ‘렌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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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앞쪽에 있는 ‘각막’
• 그 뒤의 ‘수정체’
• 실제로 빛을 받아들이는 망막
• 빛이 뇌로 전달된 후 해석되는 시각중추(시각피질)
난시라는 건, 이 중 어느 한 곳이 고르지 않은 ‘비대칭 곡률’을 보이면서 생깁니다.
특히 각막은 빛이 처음 굴절되는 부분이라, 조그만 요철이나 곡률 차이도 시력에 크게 영향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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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각막이 ‘반구’처럼 동그랗게 생겼다면 난시가 적지만, ‘타원형’으로 찌그러져 있으면 빛이 여러 초점으로 나뉘어 흐릿해집니다.
난시 교정법의 예시
• 안경(난시용 렌즈)
• 토릭 콘택트렌즈
• 레이저 수술(라식, 라섹 등)
• 토릭 인공수정체 삽입
• LRI(윤부절개)나 각막절개(Astigmatic Keratotomy)
어떤 방법을 쓰든 각막난시의 정확한 측정이 최종 결과의 80~90%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술 전 광학적 평가: 기초중 기초
난시 측정의 ‘레벨’이 최근 들어 많이 올라갔습니다.
• 후면각막난시(각막 뒷면의 기울기)까지 계산
• 굴절난시(안경으로 측정한 난시)와의 차이를 나타내는 ORA(Ocular Residual Astigmatism) 개념
이를 통해, 과거엔 대충 ‘앞면만 봐서’ 교정하던 난시를 이제는 눈 전체를 고려해 교정하게 됐습니다.
이런 면밀한 평가가 없는 수술은, 수술 후 “빛 번짐이나 겹쳐 보임”이 생겨도 어찌 할 도리가 없어서 난감해질 수 있답니다.
각막난시, 어디까지?
전면부 각막난시 측정법
자동굴절검사기(Autokeratometer = AR, 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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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3.3 mm 범위에서 각막난시를 자동 측정합니다.
• 비교적 간단히 이용할 수 있고, 숙련도에 따른 오차가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눈물막 상태나 환자의 고개 기울임 같은 영향은 받습니다.
각막지형도계(Topogra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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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막 전면 전체를 스캔해 지도를 만드는 기계죠.
• Sim K(Simulated Keratometry)라는 값을 주는데, 이는 중앙 3 mm 부분만 따로 계산한 결과라 자동굴절검사기와 비슷한 범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 iTrace나 Nidek OPD III 같은 지형도계는 각막뿐 아니라 내부 수정체나 기타 구조로 인한 난시도 함께 분석하기도 합니다.
후면 각막까지: 전체 각막난시
토모그래퍼(Tomogra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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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막 앞면과 뒷면을 동시에 측정하고, 각막 두께까지 파악하는 장비입니다.
• Pentacam, Galilei, Sirius 등이 대표적이고, 이를 통해 전체 각막난시(전면+후면)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 “내 눈은 분명 난시가 적게 나왔다는데, 왜 수술 후 난시가 크죠?” 같은 문제 상황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광간섭계(Optical Coherence Interferometer : O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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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음파 대신 빛을 이용해 안축장(안구 길이)을 측정하면서 동시에 각막 곡률을 측정합니다.
• 대표적으로 IOLMaster 700(Zeiss), Lenstar LS 900 등이 있는데, 2~3 mm 범위에서 여러 점을 측정해 좀 더 정확하게 난시 방향(축)을 파악합니다.
굴절 난시(Refractive Cylinder)
각막난시를 잘 측정했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환자가 실제로 느끼는 난시는 “눈 전체(각막+수정체+망막 등) 광학”의 결과니까요.
이를 ‘굴절난시’라고 부릅니다. 대표적인 측정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현성(manifest) 굴절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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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가 직접 “이게 더 잘 보여요”라고 조정하는 방식.
• 눈과 뇌가 최종적으로 인식하는 난시량이어서, 실제 교정 안경 도수로 쓰이죠.
2. 조절마비(cycloplegic) 굴절검사
• 조절(눈이 초점을 맞추는 기능)을 완전히 억제한 상태에서 재는 방법.
• ‘숨은 원시’(latent hyperopia)가 있는지 파악하기 용이합니다.
따라서 조절력이 강해 오차가 생길 수 있는 소아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3. 웨이프런트(wavefront) 굴절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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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 구면·난시뿐 아니라 고위수차까지 분석합니다.
• 다만, 현성 검사와 비교해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둘 다 참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ORA와 벡터 플래닝(Vector Planning)
ORA(Ocular Residual Astigmatism)는 각막난시와 굴절난시(각막면에서 보정)의 벡터 차이입니다.
• 예를 들어, 각막난시가 1.50D @ 90˚인데, 실제 굴절난시는 2.00D @ 85˚라면, 둘 사이의 차이가 ORA가 되는 거예요.
• ORA가 1.00D 이상이라면, “각막만 교정”하거나 “굴절값만 교정”했을 때 오차가 크게 발 생해, 수술 후 빛 번짐(glare), 고스팅(ghosting), 할로(halo) 같은 증상이 남을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벡터 플래닝(Vector Planning)입니다.
• 각막과 굴절 두 값을 ‘절충’해, 잔여 난시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전략이죠.
• 라식, 라섹이나 인공수정체 삽입술처럼 정교함이 중요한 수술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실제로 ORA가 큰 눈을 단순 현성 도수만으로 교정하면, 수술 후 “어? 난시가 여전히 많아서 글자가 번져 보이는데요?”라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요약
1. 각막난시는 측정 범위(예: 3~4 mm)는 각막 곡률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2. 지형도, OCT 등 여러 장비를 교차 확인해 “이상치(Outlier)”를 걸러내야 합니다.
3. ORA가 큰 경우, 수술 후 난시나 빛 번짐이 남기 쉬우므로 벡터 플래닝이 필수입니다.
오늘은 각막난시를 중심으로 난시 측정 방법, ORA와 벡터 플래닝까지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각 측정 방법의 상세한 방법과 장점, 단점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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