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 통증, 충혈도 없다면 원인은 무엇일까요?
“충혈 없는 안구 통증”
안녕하세요 쉽게 이해하는 안과이야기 이지-아이 입니다.
이번 함께 진단하는 안과질환 시리즈 주제는 “안구 통증” 입니다.
굉장히 광범위한 증상이죠? 어딘가 문제가 있으면 아픈건 당연한 증상입니다.
하지만 눈은 좀 다르죠.
눈에 생기는 통증은 평소에 경험 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관절이 아픈 증상은 살아오며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입니다.
보통 심하게 아프고 오래가지 않는 이상 배탈이겠거니, 단순 두통이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눈이 아프면? 걱정이 됩니다. 혹시 큰일은 아닐까, 이러다 안보이는건 아닐지…
눈도 단순 배탈 처럼 가볍게 지나가는 통증인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맹장염 같이 큰 문제로 생기는 통증일 수 있지요.
보통 눈에 문제가 생기면 눈이 빨개지는 “충혈”이 동반됩니다.
눈에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지요. 단순 결막염부터 각막염까지 다양한 안과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충혈”입니다.
하지만! 충혈도 없고 거울로 봤을 때 눈은 깨끗한데 눈알이 지끈거리고, 눈 뒤쪽이 땡기고, 욱씬거리는 통증을 느끼는 경우 환자분들은 고민합니다.
병원을 가야 하나.. 괜찮아 지는건가?
오늘은 그런 궁금증에 대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보고자 충혈 없는 안구통증의 다양한 원인과 특징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차례
Step 0. 안구 통증
안구 통증에 관여하는 신경은 무엇이 있을까요?
통증을 포함하여 눈의 감각신경은 대부분 3차신경에서 분지합니다.
3차신경은 교뇌 라는 뇌의 아랫부분에서 직접 나오는 다섯번째 뇌신경으로 눈분지, 위턱분지, 아래턱분지로 나뉘어집니다.
여기서 눈의 감각을 담당하는 부분은 눈 분지(ophthalmic branch)라고 하며 위 그림과 같이 눈 뿐만 아니라 코와 이마부위에도 분포하는 감각신경입니다.
3차 신경의 눈 분지는 안구와 안구 주변부의 여러 조직에 분포하며 통증과 같은 감각을 느끼는 역할을 합니다.
눈 자체의 문제(결막염, 각막염 등)로 신경자극으로 통증을 느낄수도 있지만
신경의 문제로도 안구통증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충혈과 같은 명확한 sign이 나타나지만 후자의 경우 겉에서 보았을 때 특별한 sign이 없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충혈이 없으면서 안구통증이 있다면 다양한 문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Step 1. 첫 단추
안과질환의 대부분은 직접 관찰하고 보는 “시진”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안과에서도 신경안과라는 분야에서는 “병력 청취”가 진단을 내리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합니다.
자세한 병력 청취 먼저 해야 의심되는 진단에 따른 적절한 검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는 항상.. 환자가 먼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보호자에게도 빠진 부분을 물어보고 독립적인 공간에서 물어보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Step 2-1. 충혈 없는 각막염
안구 통증을 유발하는 안과질환은 대부분 눈의 염증성 병변입니다.
충혈, 눈물흘림 등이 동반됩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충혈이 거의 없는 각막염이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각막염에 대해 기술한 바 있습니다.
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병원체에 의해 각막이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타이거슨 표층 점상 각막염” 이라는 특이한 각막염은 충혈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1950년대 타이거슨이라는 사람이 발견한 각막염으로
말 그대로 표층, 각막의 겉 부분에 점상 형태로 발생하는 각막염 입니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20~30대에서, 양쪽 눈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물감, 통증, 눈부심 증상이 있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합니다.
일반적인 각막염과 달리 스테로이드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 질환이죠.
아무리 충혈이 없다 해도 먼저 안과 현미경을 통해 자세한 진찰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간혹 만성적인 각막염으로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내원하시는 분들 중에 이 질환인 경우도 있습니다.
Step 2-2. 과거 외상
환자의 안구 주변의 외상력(옛날에 다친적) 또한 안구 통증 감별에 있어 중요합니다.
보통 눈의 외상을 당하면 시력저하나 기타 다른 불편감으로 병원에 내원하지만 다친 직후 큰 통증이나, 시력저하가 없어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혹 축구공, 주먹 등에 의한 가벼운 둔탁한 외상이 눈에 큰 문제 없이 안와골절만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안와는 눈 주변을 감싸고 있는 얇은 뼈 입니다.
눈의 둔탁한 외상시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 뼈가 깨지며 에어백 역할을 하는 원리로 “안와 골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로 어린 아이나, 젊은 여성분들은 뼈가 얇아 작은 충격에도 깨질 수 있으며 골절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육안상 티가 나지 않고 통증이 크지 않기 때문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안와 CT에서 과거 몰랐던 골절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와 골절이 눈에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나, 일부 안와의 깊은 부분 골절은 짓누르는듯 한 통증이 있을 수 있어 과거에 외상력이 있으면서 안구 통증의 뚜렷한 원인이 없다면 CT촬영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Step 2-3. 동공이 다르다
안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두 눈의 공동 크기가 다르다면 “호너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호너 증후군의 특징은 그림과 같이
- 한쪽 눈의 작은 동공
- 눈꺼풀 처짐
- 한쪽 얼굴의 무한증(땀이 나지 않음)
세 가지가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간혹 안구의 통증을 주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도 있어 동공확인을 꼭 해야 합니다.
호너 증후군은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동공과 눈꺼풀에 작용하는 신경이 주행하는 초록색 경로에 생기는 문제로 일어날 수 있는데요,
목 동맥 박리나 흉부 공간의 종양 등 위험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꼭 감별진단을 해야 합니다.
Step 2-4. 눈 돌릴 때 통증
만약 안구 통증이 눈을 움직일 때 심해진다면 “시신경염”을 강력히 의심할 수 있습니다.
시신경염이란 말 그대로 시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시신경염은 예방접종 후나 감기와 같은 가벼운 바이러스 질환을 앓은 후 또는 특별한 원인 없이도 발생할 수 있으며 중추신경계의 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전신적인 문제로 생길 수도 있습니다.
20~40대 여자환자가 많은 질환입니다.
시력저하, 색각저하, 눈부심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눈 주변의 통증만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 주변의 우리한 통증은 눈을 움직일 때 심해지는 특징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시신경염은 원인감별을 위해 뇌영상검사가 필요하고,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는 등 적극적인 처치가 필요한 놓쳐서는 안될 질환입니다.
Step 2-5. 두통 동반
상당수 환자분들이 이 두통을 동반한 안구 통증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통은 너무 광범위하고 그 종류와 분류가 다양하기 때문 추후 더욱 자세히 따로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굴절 장애
생각보다 흔한 안과적 원인은 굴절장애가 있습니다.
굴절 장애란 쉽게 근시, 원시, 난시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굴절장애가 있거나, 현재 착용중인 안경이 본인에게 잘 맞지 않는다면 두 눈에서 받아들이는 선명도가 차이가 나는 등 어지러움, 두통을 동반한 안구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의 굴절 상태와, 착용중인 안경이 본인에게 잘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원발 두통
원발 두통이란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로 생명이나 신경에 손상을 주지 않는 두통을 말합니다.
우리하 흔히 말하는 만성 두통, 편두통, 긴장성 두통 등이 전부 여기에 속합니다.
앞서 설명드린 눈의 신경분포는 3차 신경에 기원하기 때문에 두통에 관여하는 신경과 함께 자극되어 안구 통증을 비롯한 안과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연관통” 이라 합니다.
그림과 같이 매우 다양한 종류의 원발 두통이 안구 통증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 많은 환자분들이 안과 문제로 안과에 내원하십니다.
흔히 안압이 오르는 것 같다, 눈 뒤에서 무언가 당기는 느낌, 묵직한 느낌이 난다고 말씀하시죠.
하지만 정말 안압으로 인한 통증일 수 있어 안압체크를 포함한 안과검사를 통한 안과적 원인을 배제한 후에 두통과 관련된 원인을 고려합니다.
추후 두통과 관련된 포스팅을 따로 하겠습니다.
▸기타 위험 질환
이 외 뇌동맥류나, 뇌압이 상승하는 가성뇌종양과 같은 위험한 질환에서도 드물게 안구 통증만이 첫 증상일 수 있습니다.
환자의 통증 양상이 일반적이지 않다면 이같은 원인도 꼭 생각해야 합니다.
Step 2-6. 눈이 안움직인다
만약 안구 통증과 함께 눈이 움직이지 않는 안근마비 증상을 보인다면 눈과 머리의 MRI나 CT 촬영이 꼭 필요합니다.
시신경을 포함해 눈의 뒷부분 그리고 뇌와 연결된 부분의 염증이나, 종양, 혈관 기형등으로 안근마비를 동반한 안구 통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Step 3. 마치며
이상 “충혈 없는 안구 통증”에 대한 감별진단을 알아보았습니다.
정리 해보니 굉장히 위험한 질환들이 있어 단순 안구 통증으로 지레 걱정하시겠지만
굉장히 드문 경우입니다.
하지만 쉽게 호전되지 않고 안구 통증 이외에 다른 증상이 있다면 상기 질환들도 꼭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다음 포스팅은 “눈 통증과 관련된 두통”에 관해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두통 눈통증, 안과의사가 쉽게 설명하는 어려운 전문지식(Part. 1) <–Click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궁금하신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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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본 포스팅의 의학적 내용으로 주치의(의사)의 판단 없이 본인 또는 타인의 의학적 상태를 판단, 진단을 할 수 없습니다. 본 포스팅의 내용을 근거로 본인의 질병상태를 판단하여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본 포스팅에 관여된 어떤 사람에게도 법적이나 의학적 책임이 없음을 밝힙니다.